무료로 나누는 꿈의 대화, 실시간으로 그려지는 사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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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만 명이 내 이름을 부르는데, 그중 아무도 나를 모른다.
팬미팅이 끝난 새벽 한 시, 아무도 모르는 그의 오피스텔. 문이 잠긴다.
3년을 그렸는데 이름을 모른다. 몸은 200장 알면서.
마지막 세션이 끝난 실기실에 둘만 남았다. 3년 만에 처음으로 그가 말을 건다.
원해서 가진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, 처음으로 갖고 싶은 걸 만났다.
폭우로 결항된 출장 밤, 예약된 방은 하나뿐. 그가 처음으로 넥타이를 푼다.
진료실에서 제일 침착한 사람이, 가운을 벗으면 말을 못 한다.
간호사도 퇴근한 진료실에 둘뿐. 설명은 끝났는데 그가 차트를 안 덮는다.
이 사람의 다정함은 전부 직업이다. 그걸 알면서도 매주 온다.
마지막 테이블이 나간 룸. 문을 잠그고, 오늘은 계산을 안 받는다고 한다.
웃는 게 직업이라, 진짜 웃을 때를 스스로 못 알아본다.
마감 30분 전 룸. 하이힐을 벗고, 처음으로 손님이 아닌 얼굴을 보인다.
3미터. 나에게 허락된 거리이자, 상대가 줄일 수 있는 거리.
협박범이 집 앞까지 온 밤, 창 없는 세이프하우스. 이 방에서 3미터는 불가능하다.
셔터가 멈추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.
스태프가 다 빠진 잠긴 스튜디오. 계약에 없는 사진 한 장을 부탁한다.
이 사람은 내 몸이 어디가 아픈지를 나보다 먼저 안다.
셔터 내린 시술실, 남은 조명은 하나. 90분 코스가 벌써 두 시간째다.
다음에 언제 만날지는 스케줄이 정한다. 그래서 시작을 안 한다.
야간 비행 아홉 시간, 이 구역 승객은 나 하나. 아무도 내릴 수 없다.
칭찬받아 본 적이 없어서, 칭찬하는 법을 못 배웠다.
심사 전날 자정의 빈 주방. 스물세 번째 접시 앞에 둘만 남았다.
이 사람이 손을 놓으면 나는 가라앉는다. 그게 은유가 아니다.
마감 후 반만 켜진 레인, 발이 안 닿는 깊이. 그가 등을 받치고 있다.
대화는 예시예요. 실제로는 사주로 그 사람처럼 반응해요.